오늘 호주 시드니에서 개봉한 해운대를 보고 왔습니다. 처음엔 조금 지루하다가 쓰나미 장면에선 재밌게 보고 등장인물들의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는 눈물을 쏙 빼었네요.
해운대가 상영하는 곳은 '리딩 시네마' 멀티플랙스 극장이었습니다. 토요일 오후인데도 사람은 많지 않았네요.
쓰나미가 몰아치는 멋진 장면을 살짝 기념으로 담았습니다. 나중에 좋은 추억이 될듯합니다. 꽤 큰 극장이었는데 사람은 한 30명정도에 대부분 한국분들 이었습니다. 호주 배급사인 '매드맨' 쪽에서 호주 관객몰이는 포기하고 한국교민장사만을 하려는지 현지 호주 언론에는 별로 노출이 안되고, 교민 대상의 잡지와 신문, 상점에만 광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교민장사라 하지만 당연히 영어 자막이 같이 나오고요. 물론 한국어로 들으면서 영화를 보지만 스크린 아래쪽으로 보이는 영어자막도 같이 읽으면서 보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영어 자막중에 좀 안타깝게 번역된 부분이 있습니다.
혹시 이장면 기억 나세요? 서울서 내려온 삼수생 김희미(강혜영)와 순박한 해양구조대원 최형식(이민기)가 데이트를 하는 장면. 여기서 김희미가 '와 풍경 넘 멋지다' 하며 어디냐고 묻죠. 이민기가 '이기대' 라며 '임진왜란때 기생 두명이 적군을 안고 떨어져 이기대라 합니더' 뭐 그런식으로 설명을 하고, 강혜영이 그래도 잘 이해를 못하자 풀어서 설명을 하죠. '이'는 두 이, '기'는 기생. 바로 이 부분에서 영어 자막이 나오는데 'I' for 'two' and 'Gi' is 'geisha' 라고 나오더 군요.
'기생'을 영어로 표현할 말이 없으니 '게이샤'라고 한 거라 이해할까요? 영어에서 일본의 게이샤는 게이샤이고 한국의 기생도 게이샤로 번역해야 옳은 걸까요?
이렇게 한국의 고유명사들이 일본어로 번역되어 해외에 알려지면서 심지어는 한국의 '기생 황진이'가 '게이샤 황진이'로 알려지는 겁니다.
다음은 지난 2008년 호주에 출시된, 마침 해운대의 여주인공 하지원씨가 주연한 '황진이'의 중국판 불법 DVD의 한장면입니다.
황진이와 백무가 궁에 들어갔다가 송도로 돌아오는 장면입니다. 드라마에서 여러번 회상 장면으로도 나오고 황진이와 백무가 나누는 그 대화가 이 드라마의 주제를 가장 잘 보여 주는 장면입니다.
백무가 황진이에게 묻지요. '너는 기녀에게 가장 중요한게 무어라고 생각하는냐' 이 의미심장한 장면에서 나오는 영어 자막은 'for a Kabuki, do you know what is the most expensive'
가장 중요한가를 the most expensive라고 오역한거는 그렇다 치더라도 기녀를 kabuki로 번역을 해 놓았더군요.
그 물음에 황진이가 지식, 재주, 뭐 아니면 사랑입니까 그런 대답을 하니 백무가 그러지요. '그런것이 기녀에게 필요하긴 하나 가장 중요한건 아니다' 라고 하는 대사 에서도 가부키로 나오고요.
그러면서 백무가 가장 중요한건 '고통'이다 그러면서 '운명을 가로지르는 고통을 담아내는 것이 진정한 예인이요 기녀이다' 그런 대사가 참 감동적으로 나오는데 그 영어 자막엔 '그것이 진정한 가부키요 진정한 게이샤 이니라(That's a real kabuki, a real geisha)로 나옵니다.
백무가 황진이에게 묻지요. '너는 기녀에게 가장 중요한게 무어라고 생각하는냐' 이 의미심장한 장면에서 나오는 영어 자막은 'for a Kabuki, do you know what is the most expensive'
가장 중요한가를 the most expensive라고 오역한거는 그렇다 치더라도 기녀를 kabuki로 번역을 해 놓았더군요.
그 물음에 황진이가 지식, 재주, 뭐 아니면 사랑입니까 그런 대답을 하니 백무가 그러지요. '그런것이 기녀에게 필요하긴 하나 가장 중요한건 아니다' 라고 하는 대사 에서도 가부키로 나오고요.
중국인들이 불법으로 만들어 자막을 입힌 불법 DVD야 그렇다 손 치더라고 우리나라 제작자가 만들어 배포하는 영어 자막에서 조차도 기생을 게이샤라고 하다니요?
이러니 한국의 깁밥은 'Korean Sushi'가 되고 한국의 전은 'Korean pizza' 가 되고 심지어 한국의 추석이 'Korean thanksgiving day'가 되는게 아닐까요?
해운대의 경우 세계 27개국에 판권이 팔려나간 상태고 극장 개봉이후에는 DVD로 출시가 될텐데 기생을 게이샤로 번역된 영어 자막이 계속 사용되지 않을까 우려 됩니다.
영화가 끝나면서 번역한 분의 이름이 나오던데 이모씨로 나오더군요. 분명 한국분이 영어 번역 자막 작업을 한 거라 생각됩니다.
해운대에 등장하는 '쓰나미'란 단어도 사실 일본어에서 온 영어 표현입니다. '지진 해일'이 영어에서는 자연스럽게 일본어인 '쓰나미'가 공용어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지요.
언제가는 한국의 고유명사인 '기생'도 '게이샤'로 당연히 알려질까봐 걱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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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비보다가님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뵙는 거 같습니다. 저는 아직 '해운대'를 보지못했습니다만 해외에 소개된 영화 자막 중에 '게이샤' 표기 하나만으로 국력을 느끼게 만드네요. 세심한 관찰력이 놀랍습니다. 행복한 휴일 되시기 바랍니다. ^^*
2009/09/13 08:06보라미랑님도 잘 계시죠? 전 잘지내고 있습니다.
2009/09/13 08:23작은 번역이지만 그런 일들이 모여 모여 결국은 우리의 고유명사들이 일본어로 치환되어 소개되지 않을까란 우려에서 적어 보았습니다. 보라미랑님도 남은 주말 잘 보내시고요*^^*
님도 잘못보신 모양이네요..
2009/09/13 20:23영화에서 다리를 보고 이기교라고 한게 아니고..
두사람이 같이 서 있는곳이 이기대라는 곳입니다..
나중에 DVD나오면 다시 한번 보세요..
잘못 들으신것 같네요..
영어로는 어떻게 나오는지 모르나 한국말로 분명히 여기가 어딘지 물어보고 이기대라고 답변합니다.
제가 부산사람이라서 그 지명을 잘 압니다....
아 그런가요, 이기교를 설명한다고 생각했는데 이기대를 설명하는 거였군요. 그래도 이기대를 설명할때 이는 두, 기는 기생이라고 설명하는건 확실하죠. 본문 수정했습니다. 감사드려요*^^*
2009/09/17 16:10해운대같은 영화가 호주에서 상영되는게 더 부끄러워..ㅠㅠ
2009/09/13 20:48뭐 부끄럽기까지야*^^* 해운대 보다 못한 영화들도 많이 개봉 되는데요*^^*
2009/09/13 21:39외국에 나와서 살다보면 많은 경우에 한국인들이 '쫄아'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2009/09/14 04:15특히 한국인들 사이에서 거드름 피우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더 그렇게 보이더군요.
이유는 여러 가지일테지만 어찌됐든 일단 쫄아드는 겁니다.
그래서 자신의 생각과 말을 못하고 남의 생각과 말을 빌어 '쳐먹는' 꼴을 종종 봅니다.
어떻게 통하든 우리보다 훌륭하신 외국분들께서 알아잡수셔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불쌍합니다.
그 원인이 그런가는 조금 덜 수긍이 가지만 ^^;; 여튼 당당하게 우리문화를 소개해야 한다는 부분은 공감합니다*^^*
2009/09/17 16:11외국에 나가면 애국심이 두배쯤은 더 발휘되는데..
2009/09/15 12:57다시한번느끼는군요.
님 덕분에 점점 한국인임이 자랑스러워 지겠죠^^
작은 부분들에서도 고국이 생각나지요*^^* 물론 국내에 계신분들도 나라생각은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2009/09/17 16:13매드맨이 극장 개봉을...그러니 홍보가 제대로 안되지...만날 dvd만 팔던 회사니...
2009/09/15 18:12얘네가 극장 개봉해서 잘된게 없는거같은데...
매드맨에서 개봉하는 영화는 좀 마이너적이고 쟝르영화들이 많아서 그런거일거에요. 그래도 이런 배급업자들 덕분에 드문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거지요.
2009/09/17 16:14문제는 한국어 혹은 한국에 대한 홍보가 부족한 거죠. 한국인이 스스로 자신들의 것을 자랑스러워하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홍보를 해야 하는데, 스스로 자신들의 것을 깎아내리고 마치 다른 누군가의 것과 "엇비슷"한 거라고 생각하니까 결국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겁니다.
2009/09/16 07:17제 생각에는 자신의 것을 더욱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자부심이나 자중심이 필요한 듯 합니다. 물론 쉽지는 않겠네요. 한글과 한국어보다 영어를 잘 하는 것이 한국 사회에서 출세하는 지름길인것처럼 가르치는 세상이니까요. 제 밥상이 풍성한데 다른 사람 밥상을 넘보는 것은 비정상 아니겠습니까?
언젠가 제 블로그에서 얼핏 이야기를 했지만, 제 생각에 가장 세계화된 것은 사실상 가장 전통적인 것이라는 생각을 좀 더 많이 공유해야 할 것 같습니다.
좋은 글 보고 갑니다. ^^
주앙님 생각에 공감합니다. 우리의 것들이 좀더 많이 홍보되었음 항상 바라는 맘이죠. 남미에서도 우리문화가 많이 알려지길 바라고요. 그나저나 잘 계시죠?*^^*
2009/09/17 16:17죄송한데요..영화관에서 상영중 사진찍거나 이러는거 불법아닌가요?
2010/04/30 02:17불법이 아니라면 정말 죄송하구요..
만약 불법이라면 외국에 살고 있는 분들 한분한분이 이런 사고방식을
고쳐야지 한국이 좀 더 발전되고 대우 받을수 있을거라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저 또한 외국에서 살고 있기에..^^;;
좋은 하루 되세요
동영상을 촬영하여 불법 업로드 하거나 하는것은 불법이겠지만 영화관에서 사진 촬영하는 것은 불법아닌걸로 알고 있어요. 아이맥스 영화관에 가면 기념으로 영화 중간에 카메라 안떠뜨리고 사진 찍어가는 사람 종종 볼 수 있던데요.
2010/05/03 19: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