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설날였던 26일은 호주에서도 공휴일 이었습니다. 호주가 설날을 공휴일로 할 일은 없고 호주에게는 가장 의미있는 공휴일중 하나인 "오스트레일리아 데이(Australia Day)"였습니다. 이날은 "호주 건국 기념일"이라 할 수 있는데 1788년 1월26일 유형인과 해병대및 그 가족들을 이끈 영국 초대총독인 아서 필립이 포트 잭슨에 닻을 내리고 호주를 영국령으로 선포한 날이지요. 건국 기념일이 가지는 의미 때문에 이날은 가족단위 친구단위로 호주국기를 들고 혹은 몸에 걸치고 공원과 해변에서 피크닉이나 더운 여름을 즐기는 사람들을 많이 봅니다.

사진캡쳐-데일리 텔레그래프
바로 이날 시드니의 유명한 해변중 하나인 맨리비치에서는 80여명의 10대들이 인종차별적인 선동과 언행으로 동양계 여성이 상처를 입는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이들은 술에 취해 호주국기를 둘러매고는 해변주변의 상가와 거리를 점령하고는 "호주는 꽉찼어!꺼져버려!"라는 구호를 외치며 지나가는 차를 세우고 차위에 올라가고 백인이 아닌 상가 점원들을 공포분위기로 몰고 쇼핑을 하던 여자들에게 성적모욕감을 주는 행동을 서슴없이 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차의 유리가 깨지면서 안에 있던 동양계 여성이 깨진 유리에 상처를 입었습니다. 경찰의 제압으로 3명이 체포되었고 이들은 2시간만에 해산되었지만 이들의 인종차별적 행동은 3년전인 2005년 크리스마스 무렵에 발생했던 크로눌라 해변 인종충돌의 악몽을 다시 불러오고 있습니다.
(2005년 인종충돌 보기->
시드니 인종충돌 그 1주일, 아직은 '휴화산')

사진캡쳐-시드니 모닝 헤럴드
호주 언론에 보도된 기사아래에는 수백개의 댓글들이 달리고 있는데'소수의 멍청스런 10대들 때문에 호주의 이미지가 인종차별 국가로 전락하고 있다' '저 놈들때문에 우리의 오스트레일리아 데이기 최악이 되었다'. '난 유색인종이지만 호주에서 태어나 자랐다, 나는 호주인이 아닌가?'란 글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인종차별은 얼마나 심할까요? 미국에서 살지 않는 제가 피부로 느낄 수는 없지만 얼마전에 놀라움을 가지고 본 오프라 윈프리 윈프리 쇼 한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습니다. 오프라 윈프리 쇼는 호주에서도 월요일서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방송됩니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란 에피소드인데 미국 ABC에서 방송되는 "What would you do?"와 오프라 윈프리 쇼가 조인해서 방송된 것입니다. 이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것인가?"는 몰래카메라의 일종인데 예를들어 '공원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는 여자아이를 보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 든가 '공원에서 남자친구한테 구타를 당하는 여성을 보았을경우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같은 상황등을 보여줍니다.

화면 캡쳐-'오프라 윈프리 쇼' 홈페이지
제가 여기서 언급할 상황은 차도르를 한 중동여성이 빵집에서 빵을 사려고 합니다. 그때 남자 점원은 차도르를 한 중동 여성에게는 빵을 팔 수 없다고 하며 갖은 인종차별적인 언행을 합니다. 물론 점원과 중동여성은 배우입니다. 이때 빵집에 들어선 시민들의 반응을 보는 것입니다. 놀랍게도 5시간 진행된 이 실험에서 6명이 점원의 편에서 '잘하고 있다'라는 코멘트를 하고 22명은 그냥 본체만체하고 그냥 빵만사고 나갑니다. 점원이 잘하고 있다는 중년의 남자를 쫓아간 멕시칸 외모의 사회자가 그남자를 인터뷰 하는데 그 남자는 그럽니다. '당신은 미국인이 아니다' 사회자는 방송중에 그럽니다. '우리 집안은 6대째 텍사스에서 살아왔다. 그 남자는 내 아버지가 해주던 이야기가 생각나게 한다. 남텍사스에서 목화를 따던 내 아버지는 그 당시에 '멕시칸과 개는 출입금지'라고 사인이 붙은 레스토랑들이 있었다고 했다. 불행스럽게도 지금도 그런 식당들이 있다.'
다행이 13명의 시민이 중동여성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하는 점원을 나무랐으며 그중 두여성분은 정말 대단히 화를 내며 당장 매니저를 불러오라고 항의를 하였습니다. 그 두분은 오프라 쇼 스튜디오로 초대가 되었고 방송중에 그럽니다.
'내 친구중에는 중동 친구들이 있다. 일상에서 이런 인종차별을 보는 것은 정말 공포스러움 그 자체였다. 미국은 이거보다 더 나은 나라 아닌가?'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단일민족의 우수성을 강조하던 학교교육의 영향으로 다른 어는 나라에 비해 혈통주의가 강하다 보니 이방인에 대하여 배척도 많고 가난한 나라 출신자들에 대한 비하도 호주나 미국 만큼 되겠지요.
호주로 나오기전에 만난 동남아인이나 중국인들을 정말 나는 편견없이 대했을까란 생각도 들고요. 동남아인이라고 상점에서 인종차별을 받는 모습을 본다면 나는 과연 그네들 입장에서 도움을 줄까란 생각도 듭니다.
오늘 공휴일를 마치고 회사에 출근해 문득 저 넘어 호주 직장동료를 보며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그렇진 않겠지 하면서도..어쩌면 저들은 내색은 안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동남아에서 온 근로자들만큼 나를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우리나라 사람들이야 서로 마음에 감정적인 이야기나 이런 인종차별에 관한 이야기도 스스럼 없이 하고 그 생각하는 바를 직접적인 대화를 안해도 그 분위기란 걸로도 충분히 느낌이 오는데 아직은 이들 호주인들이 무슨 생각을 할까는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호주에 살면서 인종차별 받았다고 생각할 정도의 경험은 없지만 저번 크로눌라 인종충돌은 전임 수상이었던 존 하워드 정권이 만든 중동간의 테러위협에 따른 레바논인들과의 우발적 사건으로 생각했는데 케빈 러드 정권이 들어선 현재에도 저런 10대들의 인종차별 난동 뉴스를 보니 기분이 편하지는 않습니다. 평상시에는 친절하고 친구처럼 대해 주지만 저들의 마음속에 정말 나를 친구나 동료로 생각할까?
호주의 인종차별 난동에 비난을 하는 일반 호주인들, 중동여인에 대한 차별에 용기있게 나서던 미국 일반 시민들, 동남아나 중국교포 근로자들을 같은 인간으로 따뜻하게 받아들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 사회의 대다수라고 믿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