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8일 부터 호주 전 지역에서 동시 개봉으로 괴물이 상영에 들어 갔습니다. 이미 시드니에서는 지난 해에 교민 상대로 차이나 타운의 리딩 시네마에서 상영이 되었고, 우리나라 비디오 가계뿐 아니라 차이나 타운내 중국인 비디오 가계만 가도 괴물 디비디는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이미 디비디로 보았지만 이번에는 정말 커다란 화면과 쾅 쾅 울리는 돌비 사운드 시스템이 갖추어진 영화관에서, 그것도 시드니 영화 1번지인 조지 스트릿 그레이터 유니언에서 한국 영화를 보는 감동도 느껴 보려고 개봉하는 날을 학수고대 하고 있었습니다.
각자 주말에 다른 계획들 때문에 결국 일요일 6시 45분에 한국인 친구 1명, 호주인 친구1명 이렇게 함께 보기로 했습니다. 두 친구는 시간 맞추어서 오기로 하고 저는 블러그에 올릴 요량으로 극장 사진과 극장에 걸려 있을 포스터도 좀 찍는다고 6시 정도 일찍 도착 하였습니다.
여기가 이번에 괴물을 상영하는 시드니내 가장 큰 극장중 하나인 그레이터 유니언 입니다.
일요일 저녁이라서 그런지 그리 사람은 많지 않고 한가 했습니다. 가자 마자 일단 표를 구하고
다른 친구들을 기다리는 동안 괴물의 상영을 알리는 포스터를 찍어보려고 포스터를 둘러 보았습니다. 눈에 띄는 300의 포스터
괴물 아니면 꼭 보고 싶은 영화 Bobby포스터를 지나
아무리 극장 전체를 둘러 보고 또 둘러 보아도 우리의 괴물은 시드니 하수구에 숨어 버렸는지 그 꼬리 조차도 안보였습니다 ㅠ.ㅠ 아무리 호주나 할리우드 영화가 아니라고 해도 현재 상영하는 영화 포스터 한장이 없다는게 말이 됩니까?
결국 괴물 포스터 한장 못찍고 있다가 두 친구들이 오고 일단 극장 안으로 들어 갔습니다. 한국 친구도 괴물은 이미 디비디로 보았고, 호주 친구는 아직 안보고 지난주 호주 영화 비평 프로그램인 ABC의 "엣 더 무비스(At the movies)"를 본지라 기대 많이 하고 있었습니다.
1관에서 6관은 일층이고 7관서 부터 17관 까지는 이층 에스칼레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보는데, 전에 본 영화들은 대부분은 2층에서 보았던 같습니다. 괴물은 6관에서 상영한다고 그 2층으로 가는 에스칼레이터 우측으로 돌아 내려 가라고 직원이 표를 받으며 이야기 해 줍니다.
호주에 온 이후 이 극장에 그리 많이 와 보았지만 그런곳에 상영관이 있는 줄은 처음 알았습니다. 1층에서 지하로 층계를 따라 한층 내려가고, 다시 또 한층을 내려가고, 다시 극장으로 들어가는데 또 층계. 호주 친구도 이런데는 처음 와본다고 허허 웃어 대고. 극장 가장 지하에 위치한 상영관의 압박 -.-;;
그리고 상영관 안으로 들어가자 마자 다시 한번 허걱 놀랐습니다. 세상에, 그냥 어느 부잣집 커다란 멀티 프로젝터가 있는 홈 시어터 방에 들어 온거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그 공간의 협소함이란 ㅠ.ㅠ
의자의 수를 세워보니 120개 가량 되었습니다. 한줄에12개의 의자와 10줄 정도 되는 소극장, 아 그레이터 유니언의 큼지막한 대극장을 기대 했는데.
여튼 서서히 사람들이 들어 오기 시작 했습니다, 두명 세명 짝을 지어 들어 오는데 대부분이 호주인들 입니다, 마지막 까지 합해서 42명이 들어 왔는데 그중 우리 포함 한국인 듯한 분들이 8명, 2명 정도는 다른 아시안 같아 보이고, 나머지 30명은 다 호주인 이었습니다. 백인 관객이 많아서 좋다라기 보다는 그래도 호주 현지인들이 많이 와서 본다는 것에 약간은 기쁘더군요. 나이들도 젊은 층에서 부터 나이드신 분들까지 다양하게 들어 왔습니다.
이윽고 영화가 시작되는데 다시 한번 실망을 했습니다. 영화 화면이 왜이리 구린건지, 마치 디비디로 보다 비디오로 보는 영화처럼 화면 질이 전혀 선명하지가 못하였습니다. 수입업자인 Madman쪽에서 디지털화된 프린터를 받아오지 못한건지, 아니면 이 조그만 상영관 내의 기계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화면이 답답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실망을 감출 수 없었던건 사운드가 돌비 사운드가 아니고 그냥 스테레오 사운드처럼 음향이 단지 화면 앞쪽에서 나올 뿐이었습니다. 극장 주변을 둘러보니 분명 양 옆 벽에 스피커가 3개씩이나 있는데 소리가 그저 뭉뚱거리며 나올 뿐, 여타 극장에서 즐기던 돌비 사운드의 그 서라운드 사운드가 아니었습니다. 괴물이 하수구에 등장할때도 단지 쿵 쿵하는 발자국 소리이지 입체감있는 음향효과가 전혀 없었습니다.
영화 자막에서는 큰 무리는 없었던거 같고, 기억에 남는 번역 중에서는 고아성이 하는 대사중 "짱깨집 애들은 짜장면 잘 안먹어" 라는 대사는 "Chinese restaurant" 애들은 "Dumpling" 잘 안먹어로 나온 다거나, 트럭값을 계산하는데 사용된 환율이 미국달러로 적용되었다는 거. 그래도 다행인 것은 영화 시종일관 관객들이 영화에서 보이는 유머러스한 장면과 대사에서 큰소리로 웃습니다. 송강호씨가 맥주 던지고 다른 시민들이 이것 저것 던지는 장면, 변희봉씨가 송강호씨 어렸을때 애기하면서 단백질 부족인지 닭처럼 존다라는 대사, 아마 머리쪽에 문제가 있지않나 라는 대사, 송강호씨가 마취제에도 불구하고 계속 깨어있다고 지랄이야 라는 의사의 대사 그런데에서는 관객들도 큰소리로 웃고요. 마치 영화제에서 매니아적인 감성을 가진 관객들이 조그만 상영관에서 자신들이 발견한 낮선 영화를 보며 보이지 않는 유대감을 발휘하는 그런 느낌이 왔습니다. 같이 갔던 호주 친구도 마지막 송강호씨가 고아성 시신을 안고 나오는 장면에서 훌쩍 훌쩍이고.
영화가 끝나고 애기하는데 그래도 나름대로 많이 이해하고, 헐리우드 괴수 영화에 비하면 훨씬 나은 정말 파워풀한 영화라고 극찬을 하는데 우리 들으라고 좋은 애기만 하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그리 싫지는 않았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 뭐냐고 물어보니, 그 가족이 고아성 찾다가 편의점에 들어와서 라면 먹는데 고아성이 뒤에서 나오고 가족들이 하나 하나 음식을 먹이는 장면이 제일 안상적 이랍니다.
친구들과 헤어지고 혹시 괴물을 상영하는 다른 극장인 베로나(Verona)는 어떨까 하여 둘러 보았습니다. 베로나는 아트 극장 성격이 강한 극장입니다. 극장에 도착하니 매표소와 입구에 크게 붙어 있는 괴물과 바벨이 눈에 확 들어 옵니다.
안에 들어가 보니 괴물 포스터도 큼직막한 걸로 붙어 있었습니다. 마침 직원이 있길래 주말 흥행이 어떻게 되었냐고 물어보니, 금요일 밤부터 토요일 밤에 많은 사람이 보고 갔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차 없이는 시내에서 오기가 불편한지 대부분 현지인들 이라고 합니다. 자기도 보았는데 정말 재미있게 보았다고 합니다.
주말 흥행 성적으로 집계하는 호주 박스 오피스 결과는 아직 인터넷 상에 발표가 안나왔습니다. 아무리 전국 동시개봉이라 하여도 상영관의 수에서 절대적으로 부족한 괴물이 선전하기란 좀 힘들지 않을까 싶었는데
괴물 관련 뉴스를 보니
"호주에서 10개 스크린에 개봉해 첫 주말 5만3,862호주달러(약 4,000만원)의 흥행수입을 기록했다고 씨네클릭 아시아가 밝혔다. 스크린 당 박스오피스 수입이 5,386호주달러(약 400만원)로 개봉 영화 중 3위다" 라고 발표가 나왔네요.
PS, 드디어 이번주 공식 집계가 올라 왔네요, 아쉽게도 순위 집계인 20위 안에 들어 오지 못했네요ㅠ,ㅠ
정말 그래도 스크린 수 박스오피스로 보면 Wild Hogs, The Good German 다음으로 3위 이네요^^ 어쨋든 비록 20위 안에는 못들어 왔지만 앞으로도 꾸준한 흥행이 되었음 좋겠고, 앞으로도 좋은 그리고 많은 한국영화가 소개되어 문화 한국의 이미지 창출에 기여를 좀 해 주었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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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훌륭한 영화가 다른 허접영화들 밑에 있다는게 좀 웃기기도하네요 ㅋ
2008/12/02 06:04뭐,,,,, 그런것도 호주인들이 그만큼 문화를 즐기는기회를 놓치는게 아닐지